[알토크] 20210107 카라바오컵 준결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맨체스터 시티
안녕하세요. MOTB에서 맨유팬을 맡고 있는 린가동자입니다!
2021년 1월 7일 한국시간으로 04:45분 카라바오 컵 준결승이 있었습니다. 무려 맨체스터 더비가 펼쳐지면서 꽤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요. 앞선 경기에서 토트넘이 브렌트포드에 승리하면서 결승전에 진출한 상황에서 누가 4월에 열릴 결승전에서 토트넘과 맞붙게 될지를 결정짓는 경기였습니다.
경기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렸습니다. 두 팀 모두 맨체스터를 연고지로 하고 있고, 아마 원정길이 누구에게 힘들다는 느낌은 크게 없었을 것 같지만, 그래도 맨유의 홈인 만큼 맨유 선수들은 조금은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은 선발 라인업입니다.. 맨유는 이전 아스톤 빌라전에서 사용한 4-3-1-2 포메이션을 유지했습니다. 더비 경기인만큼 맨유는 골키퍼를 제외하고는 BEST 11로 준비했습니다. 골키퍼는 딘 핸더슨이 출전했습니다.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루크 쇼, 매과이어, 린델뢰프, 완 비사카가 나왔습니다. 3선 라인에는 포그바, 프레드, 맥토미니, 2선에 브루노 페르난데스, 최전방에는 마샬과 래시포드가 투톱으로 나섰습니다.
다음은 맨체스터 시티의 선발 라인업입니다. 부상 및 코로나 확진 등의 이유로 주축 선수들이 빠졌지만, 맨시티도 그들의 가능한 BEST 11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름이 낯선 스테판 골키퍼를 시작으로 4-3-3을 들고 나왔습니다. 수비라인에 진첸코, 디아스, 스톤스, 칸셀루, 미드필더진에 귄도안, 페르난지뉴, 더브라위너, 공격진에 포든, 마레즈, 스털링이 출전했습니다.
두 팀 모두 공격과 수비 시 포메이션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맨유는 공격 시 선발 라인업인 4-3-1-2를 이용했습니다만, 수비 시에는 4-2-3-1로 포그바를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래시포드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했습니다.
맨시티는 공격 시 3-3-3-1을 사용했습니다. 마레즈를 최전방으로, 칸셀루를 3선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한 것입니다. 수비 시에는 선발 라인업처럼 4-3-3을 사용했습니다.
맨유의 출발이 좋았습니다. 전반 시작 후 1분 40초경 래시포드의 침투가 있었고, 그걸 본 마샬의 패스가 있었습니다. 래시포드의 슈팅을 키퍼가 선방을 했으나 스톤스를 맞고 들어가며 자책골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래시포드가 패스를 받은 순간이 오프사이드가 되면서 골이 취소가 되었습니다.
이후 4분 30초에 귄도안의 최전방 중앙 빈 공간으로 침투가 있었고, 포든이 왼쪽 측면에서 패스를 잘 주어 골로 연결되었으나, 이것 또한 귄도안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었습니다.
8분 20초에 맨유가 시티의 3선을 강하게 압박하여 볼을 끊어냈고, 이를 잡은 맥토미니가 브루노에게 패스를 했고, 이를 브루노가 중거리고 강하게 감아 찼으나 스테판 골키퍼에게 막혔습니다. 이 장면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가 있는데요. 바로 맨유의 오늘의 전술이 성공한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맨유는 오늘 평소처럼 전방부터 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는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활동량에 기반하고 있죠. 그러나 특이한 점은 상대의 3선, 즉, 맨시티 진영에서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잡을 선수를 미리 강하게 압박하거나 예의 주시하여 기습적인 인터셉트를 노렸다는 것입니다. 최전방 지역은 골키퍼와 수비가 공을 주고받기 때문에 만약 가까이 붙더라도 패스 한 번에 멀리까지 다시 압박하러 가야 하는 등 무의미한 체력소모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밀집되어 있는 상대의 하프라인 부근,, 주요한 빌드업이 시작되는 그 부분을 노렸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런 와중에 브루노는 경기장 전체를 누비며 강한 압박과 빌드업 시에는 후방지역으로 내려와 패스에 관여하는 등 체력적으로 엄청난 모습을 모였습니다.
12분경에는 3선을 방해할 새도 없이 페르난지뉴가 맨유의 압박 스타팅 포인트까지 그냥 볼을 몰고 운반하여 맨유가 압박 타이밍을 잡지 못해 빌드업을 비교적 수월하게 하게 되었습니다. 뒤따르던 마샬이 갑자기 페르난지뉴를 압박한 모습을 보면 맨유가 압박 포인트 기준을 잡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페르난지뉴-더브라위너-스털링으로 이어지는 빌드업 패스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었고, 스털링이 우측면에서 공을 몰고 올라가 박스 중앙 쪽에 있는 더브라위너에게 패스를 넣어줬고, 이때 더브라위너가 맨유의 센터백과 3선 사이에 있어 이 역시 맨유가 압박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3선이 내려오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고, 센터백이 붙기에는 침투하는 공격진이 불안했을 테지요. 결국 박스 근처에서 오픈 찬스가 난 더브라위너는 강한 중거리슛을 시도했고, 왼쪽 골대를 강타하였습니다. 사실상 공격 숫자와 수비 숫자가 4 vs 4인 순간이었기에 맨유의 수비 포지셔닝이 조금은 아쉽기도 한 상황이었습니다. 매과이어가 스털링 쪽을 너무나 신경 쓰면서 더브라위너의 중거리를 신경 쓰지 못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23분경 맨시티의 왼쪽 측면에서 진첸코가 침투하는 포든에게 침투 패스를 넣어줬고, 이것이 포든의 골로 연결되었으나, 이 역시 포든의 오프사이드로 판정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벌써 세 번의 오프사이드로 골이 취소되었는데요. 특이한 것은 모두 VAR을 돌릴 필요 없는 부심이 선언한 오프사이드라는 것입니다. 매우 명확한 오프사이드라는 것이죠.
경기 전반적으로 플레이메이커 혹은 미드필더가 전방 공격수를 향해 침투 패스를 주는 타이밍과 공격수의 침투 타이밍이 맞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오프사이드라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죠. 골장면뿐만이 아닌, 경기 전반적으로 공격수가 침투하는데 미드진에서 패스가 오지 않거나, 혹은 너무 늦게 패스가 오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는 짧은 휴식기에 의한 체력 방전도 있을 수 있으나, 양 팀 모두 상대의 3선 지역 빌드업을 방해하다 보니 패스를 잘해줄 수 있는 플레이메이커가 본인의 위치에서 좋은 퀄리티의 패스를 뿌리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두 팀 모두 마무리 패스에서의 아쉬움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이죠.
이렇게 골이 나오지 않으면서 0-0으로 전반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앞서 반복적으로 말했듯이 양 팀 모두 상대의 전방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특히 최전방이 아닌 3선 지역을 주로 압박하여 볼을 탈취했고, 그 지역이 주로 하프라인 부근이었습니다. 이렇게 상대가 빌드업을 시작하여 포지션을 높게 잡기 시작한 시점에 볼을 탈취하게 되어 뒷공간이 생겼고, 이를 빠른 발을 가진 선수들이 침투하는 형식으로 경기가 주로 운영되었습니다. 이렇게 하게 되면 미드진의 체력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데요. 전반은 그래서인지 맨시티의 경우 전반 중반 이후 선수들의 움직임이 많이 굼떠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중에도 맨유의 수비진의 불안한 모습, 그나마 3선 미드필더인 프레드와 맥토미니가 잘 커버를 해주면서 어영부영 막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양 팀 모두 주된 슈팅은 중거리 슛이었고, 침투 패스의 경우는 제대로 연결되지 않거나, 빠르게 수비가 커버하면서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슈팅은 맨유 5(1) vs 맨시티 3(0)으로 끝났습니다.
후반전은 제가 졸려서 제대로 보지 못했으나 역시나 아쉬운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후반은 그래도 선수들이 자주 부딪히면서 경기가 조금 과열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후반 초반 눈에 띄었던 점은 맨유의 중앙 수비수가 마레즈 등 공격진이 하프라인 부근에 있음에도 다가가 강하게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전반에는 뒷공간을 그래도 어느 정도 지키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이 모습은 뒤로 침투하는 공격진이 없을 경우에 보이긴 했습니다.
50분경 왼쪽까지 와서 공격에 가담한 스털링을 맥토미니가 홀딩 파울(손으로 잡았다는 판정)을 통해 프리킥을 내주었습니다. 필 포든이 왼쪽에서 측면 프리킥을 시도했고, 왼발로 감아서 얼리 크로스 형식으로 프리킥을 찼습니다. 이것이 앞서 아무에게도 걸리지 않은 채 계속 들어왔고, 결국 침투하던 스톤스의 배에 맞으면서 골로 연결되었습니다. 스톤스에 대한 마크가 거세지 않았기도 했지만, 맨유의 중앙 수비수 둘이 앞서 커트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습니다.
61분 맨시티가 맨유의 3선 미드필더인 프레드에게 강한 압박을 가했습니다. 이를 통해 프레드의 패스미스를 유도해 냈고, 결국 마레즈에게 공이 전달되었습니다. 이를 마레즈가 빠르게 몰고 올라갔고, 박스 중앙 아크 정면에서 왼발 중거리슛을 시도했고, 이를 딘 핸더슨이 잘 막아냈습니다. 전반에 말씀드린 3선을 향한 강한 압박전술이 통한 또 다른 장면이었습니다.
74분 드디어 맨유가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맥토미니를 빼고 그린우드를 투입하여 완전한 4-2-3-1을 사용한 것입니다. 래시포드가 왼쪽으로 빠지고, 마샬이 최전방, 그린우드가 오른쪽 측면과 중앙 공격수를 병행하는 형태였습니다.
이 무렵부터 칸셀루와 쇼가 자주 충돌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77분 래시포드를 향한 칸셀루의 거친 반칙이 있었습니다. 이때 함께 오버래핑을 하던 루크 쇼와 칸셀루가 가까워지고, 이때 쇼가 칸셀루에게 소위 어깨빵(?)을 시전 합니다.. 이로 인해 두 선수가 신경전을 벌였지만 주심의 빠른 대처로 상황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칸셀루는 앞서 래시포드를 향한 반칙에 의해 경고를 받았습니다.
83분 맨시티의 오른쪽 코너킥을 마샬이 헤딩으로 돌리고 이것을 완 비사카가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아크 정면에 있던 페르난지뉴를 향했고, 오는 공을 논스톱 발리로 차서 왼쪽 하단 구석으로 꽂아 넣었습니다. 이 장면은 누구를 탓할 수 없는 페르난지뉴의 원더골이었습니다.
후반 87분 맨유가 두 번째 교체 카드를 사용합니다. 프레드를 빼고 반더비크를 넣었습니다. 반더비크를 투입했으나, 시간이 없었고, 결국 반더비크도 뭔가 특별한 활약 없이 후반전 남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결국 경기가 종료되었고, 맨체스터 시티가 유나이티드를 꺾고 카라바오 컵 결승에서 토트넘과 맞붙게 되었습니다. 이번 경기의 승리로 맨체스터 시티는 리그컵 19경기 무패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후반전에는 전술적으로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초반 5분 만에 시티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시티가 수비적으로 전술 변화를 하였고, 중간중간 전방 압박을 했으나, 볼을 빼앗겼을 때, 곧바로 다시 압박하는 것이 아닌, 수비를 재정비하는 선택을 하면서 매우 견고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맨유가 공을 따내도 제대로 공격진에게 패스를 할 수 없었고, 후반에만 슈팅 개수가 맨유 6(1) vs 맨시티 8(4)로 압도적으로 밀린 모습을 보였습니다.
맨유의 압박 전술은 여전했으나, 맨시티의 수비적인 전술로의 변화가 아마 맨유의 공격 전개를 어렵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양 팀 모두에게 든 가장 큰 의문은 교체 카드의 사용 방식이었습니다.. 준결승부터는 교체 카드를 5장이나 사용이 가능한데, 양 팀 통틀어 3번의 교체만이 이루어졌고, 교체가 이루어진 시간도 공식적으로 75분, 79분, 88분이었습니다. 10월쯤부터 PL사무국을 향해 교체 카드 개수를 5개로 늘려달라고 한 두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교체에 대해 매우 인색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맨유는 분위기 반전을 꾀해야 했음에도 늦은 시간에 교체를 하면서 조금 의아한 모습을 보였고, 지난 시즌에도 솔샤르가 이러한 모습을 보인 것을 기억하는 맨유팬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맨유의 교체 명단이 데 헤아, 텔레스, 바이, 튀앙제브, 다니엘 제임스, 마타, 마티치, 반더비크, 그린우드로 나쁘지 않고, 젊고 빠른 자원도 있었음에도 이를 활용하지 않은 것은 의아한 부분입니다. 이번 시즌은 교체를 통한 역전승으로 많은 재미를 봤던 맨유였는데, 오늘의 이 선택은 아쉬운 결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결국 아쉬운 맨유의 용병술과 시티의 좋은 전술적 대응 및 시나리오로 2-0 맨체스터 시티가 승리를 가져가면서 4월 25일 있을 카라바오 컵 경기에서 토트넘과 맞붙게 되었습니다. 무리뉴와 펩 과르디올라의 맞대결인 만큼 이 경기도 상당히 귀추가 주목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4월인 두 팀의 리그 성적은 어떻고, 경기력은 어떨지, 겨울 이적시장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따라서 경기 결과가 매우 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상 맨유팬 린가동자의 2020년 1월 7일 카라바오 컵 준결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후토크였습니다! 감사합니다!!